
아이의 성장은 부모에게도 새로운 연습을 시작하게 한다
아이가 태권도를 다니기 시작했다. 7살이 된 아들은 지난 6월부터 태권도장에 다니고 있다. 사실 그전까지는 여러 번 권유를 했었다. 친구들이 하나둘 태권도를 다니기 시작했고, 부모의 마음으로는 체력도 기르고 예절도 배우며 사회성도 길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아이는 늘 같은 대답을 했다. "싫어." 친구들이 다닌다고 해서 따라가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부모의 욕심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더 이상 권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부모의 바람만으로 등을 떠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도 자신만의 때가 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던 지난 4월, 아이가 먼저 다가와 말했다. "아빠, 엄마. 나 태권도 다니고 싶어." 순간 조금 놀랐다.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이다. 그날 다시 한번 느꼈다. 아이에게도 아이만의 때가 있다는 것을. 부모가 아무리 좋은 길이라고 생각해도,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 길은 아직 아이의 길이 아닐 수도 있다. 기다림은 결코 늦음이 아니었다.
손자의 성장을 함께 응원하는 마음
태권도에 등록한 뒤, 어느 날 부모님께서 그 이야기를 들으셨다. 손자가 태권도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기특하셨는지 태권도 비용을 내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 마음을 받았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손자랑 하루 같이 자면 안 될까?" 평소 부모님께서는 손자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무척 좋아하셨다. 그래서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태권도 보내주신다고 하시는데, 대신 할머니 집에서 하루 자볼래?"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아이는 부모와 떨어지는 것을 유난히 어려워하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응. 해볼게." 그 짧은 한마디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처음으로 비워진 집
6월 첫째 금요일. 처음으로 아이를 부모님 댁에 맡겼다. 아이와 부모님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고, 나와 아내는 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마침 우리 지역에서는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천천히 거리를 걷고, 이야기를 나누며, 결혼 전으로 돌아간 듯한 시간을 보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집이 너무 조용했다. 평소 같으면 장난감이 여기저기 놓여 있고, "아빠!" 하며 달려오는 목소리가 먼저 들렸을 텐데. 그날은 아무 소리도 없었다. 집은 그대로였지만, 집 같지 않았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아이의 웃음소리가 집을 얼마나 따뜻하게 채우고 있었는지를.
부모도 조금씩 연습한다
그날 밤은 조금 허전했다. 축제를 즐기고 돌아왔는데도 마음 한편이 비어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연습이겠구나.' 아이는 점점 자랄 것이다. 초등학교에 가고,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언젠가는 부모보다 자신의 세상이 더 넓어질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성장이다. 나 역시 그렇게 부모님의 품을 떠나 지금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막상 내 아이가 그 첫걸음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또 달랐다. 기쁘면서도, 조금은 허전했고,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아마 모든 부모가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감정일 것이다.
함께 자라는 시간
지난주 금요일에도 아이는 다시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하루를 보냈다. 이제는 조금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았다. 아이도, 나도. 생각해 보면 살아간다는 것은 연습의 연속이다. 처음 걷는 연습을 하고, 처음 학교에 가는 연습을 하고, 처음 사회생활을 하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연습을 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붙잡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조금씩 놓아주는 연습을 하게 된다.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성장을 믿고 기다려 준 적이 있는가
우리는 사랑하기 때문에 곁에 두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때로 조금씩 놓아주는 용기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믿고 기다려 주고 있는가.
아니면 나의 불안 때문에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이가 자라는 만큼 부모도 자란다
아이를 키운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돌아보니 아이를 통해 부모도 함께 자라고 있었다.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믿는 법을 배우고, 조금씩 놓아주는 법도 배우고 있었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연습은 계속될 것이다. 조금씩, 천천히, 서로의 성장 속도에 맞춰. 오늘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배움을 얻는다. 그리고 다시 일상을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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