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95곳으로 늘린 데 이어 5곳 추가 지정… 치료부터 상담·복지·지역사회 연계까지 생명안전망 강화
정부가 14일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병원을 기존 95곳에서 전국 100곳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2개 병원을 추가 지정해 95곳으로 운영해 온 데 이어 이번에 5개 병원을 추가 지정하면서 전국 100곳 체계를 완성한 것이다.
이번 확대는 응급실에서 생명을 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퇴원 이후 상담과 치료, 복지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13년 만에 25곳에서 100곳으로…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
이번 발표를 단순히 병원 다섯 곳이 늘어난 것으로 이해하면 정책의 핵심을 놓치기 쉽다.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은 2013년 전국 25개 병원에서 처음 시작됐다. 이후 2023년 80곳, 2024년 90곳, 2025년 93곳으로 확대됐고, 올해 초 2개 병원을 추가 지정해 95곳으로 운영해 왔다. 여기에 이번에 5개 병원이 추가되면서 전국 100곳 체계를 갖추게 됐다.
정부가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는 이유는 응급실에서 생명을 구한 뒤에도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가 이어져야 자살 재시도를 예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말 이렇게 많았나?"… 지난해 응급실 찾은 자살시도자 2만2천837명
이번 정부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숫자는 2만2천837명이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 참여 병원 응급실을 찾은 자살시도자는 모두 2만2천837명이었다. 이 가운데 1만4천414명이 사례관리에 동의해 상담과 심리 지원,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를 받았다. 이를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63명이 응급실을 찾은 셈이다.
정부가 응급실 사후관리 체계를 확대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살시도자는 일반인보다 자살 위험이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응급치료 이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응급실에 가면 실제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응급실에서 치료만 받고 끝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업 참여 병원에서는 치료 이후 과정이 다르다. 응급실에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가 설치돼 있으며 응급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이 함께 대응한다.
응급치료를 마친 뒤에는 초기 상담과 자살 위험도 평가가 진행되고, 최대 4회의 단기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자살예방센터 등 지역사회 기관으로 연계돼 지속적인 상담과 사례관리가 이어진다.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자살시도로 발생한 신체 치료와 정신건강 진료 비용도 1인당 연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된다.
실제 효과는 어땠을까
정부는 사례관리의 효과도 함께 공개했다. 사례관리를 네 차례 받은 참여자를 분석한 결과 자살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8.8%에서 13.8%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자살 위험도가 '상'으로 평가된 비율도 17.0%에서 5.3%로 크게 낮아졌다.
다만 이는 사례관리 참여자의 변화 결과로, 우리나라 전체 자살률이 감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부 역시 사업 참여자의 자살 생각과 위험도 변화 결과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번에 달라진 점은
이번 사업 확대와 함께 응급실에서 긴급복지지원으로 연결되는 절차도 한층 빨라진다.
기존에는 자살예방센터 종사자만 긴급복지지원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종사자도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됐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은 자살 고위험군이 현장에서 곧바로 생계비와 의료비 등 긴급복지지원까지 연계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독자가 가장 궁금한 질문
Q. 누구나 이용할 수 있나?
자살시도 후 사업 참여 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진과 사례관리팀이 상담과 사후관리를 진행한다.
Q. 정신과에 강제로 입원해야 하나?
아니다. 정신건강 평가와 상담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진행되며 사례관리 역시 본인의 동의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Q. 치료비도 지원받을 수 있나?
자살시도로 발생한 신체 치료와 정신건강 진료 비용은 기준에 따라 1인당 연간 최대 100만 원까지 지원된다.
기자의 시선
이번 정책의 핵심은 병원을 95곳에서 100곳으로 늘린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13년 동안 사업 참여 병원을 25곳에서 100곳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응급실을 생명을 살리는 공간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도록 연결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응급실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은 시작일 뿐이다. 그 이후 혼자가 되지 않도록 상담과 치료, 복지서비스, 지역사회가 함께 이어지는 촘촘한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이번 정책이 담고 있는 가장 큰 의미다.
자료 출처 : 보건복지부 「가장 힘든 순간의 마음까지 살피는 응급실 100곳으로 늘어난다」(2026.7.14)
※ 본 기사는 정부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재구성· 해설한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