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4일 SIC 2026, 시민 아이디어의 제도화 시도
2026년 7월 1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희망제작소와 카카오가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회혁신 컨퍼런스 2026(SIC 2026)'이 열린다. 컨퍼런스 주제는 '혁신의 벡터: 방향이 있는 변화, 크기가 있는 실천'이며, 기후위기와 지역소멸이라는 복합 난제에 대해 시민의 아이디어가 실질적 정책과 사업으로 연결되는 경로를 가늠하는 자리로 기획되었다.
하승창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 등 학계·지자체·재단·기업 임팩트 조직을 망라한 전문가들이 3개 세션에 걸쳐 발표와 토론을 이끈다. 핵심 문제는 명확하다.
다양한 주체가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회의가 단순한 담론의 장을 넘어 정책 설계와 자금·평가 체계까지 연결하는지, 즉 '방향'과 '크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가 검증되어야 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지만, 실질적 전환을 위해서는 세부 설계와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첫째 근거는 구성의 폭이다. 행사는 총 3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하승창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이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의 상식이 되기까지'를 주제로 기조 발표를 맡는다.
이어 김홍중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혁신의 역설: 경계인적 시각으로 본 사회혁신의 과제와 화두'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이어받는다. 김 교수의 발표는 사회혁신이 제도 내부로 흡수되면서 본래의 비판적 동력을 잃는 역설적 구조를 학술적 시각에서 진단하는 내용으로, 이번 컨퍼런스의 자기성찰적 축을 담당한다.
학계와 재단, 지방자치단체, 기업 임팩트 조직 등 다양한 주체가 한자리에 모이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름다운재단·아산나눔재단·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등 굵직한 민간기관이 참여하는 구조는 사회혁신 생태계의 연결망을 확장할 잠재력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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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근거는 시민사회 경험의 자산화(Assetization)를 다룬 희망제작소의 연구 발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희망제작소가 진행한 '시민사회 경험 자산화 연구 결과'가 공개되며, 박정환 춘천사회혁신센터 센터장과 김만이 집단지성 대표가 새로운 혁신 주체의 등장과 활동 흐름을 분석한다. 시민의 경험과 역량을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지역자원으로 인식해 제도적으로 보존·활용하려는 시도는 지역소멸 문제에 맞서는 한 방법이다.
시민이 생산한 사회적 자본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고 보상할지에 대한 실제적 방안이 도출될 경우, 인력 유출과 인프라 붕괴로 고통받는 지역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측정과 자원 연결: 기업·지자체의 역할은 무엇인가
셋째 근거는 측정과 자원 연계의 필요성이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홍진아 카카오임팩트재단 사업본부장과 최인영 사회적가치연구원 팀장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측정 방안을 발표한다. 기업과 재단이 제공하는 자원을 사회혁신과 연계하려면 표준화된 가치 측정 체계와 투명한 자원 배분 메커니즘이 필수이다.
측정 없이 자원만 투입하면 성과를 확인하기 어렵고, 자원 배분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측정 도구는 외부 평가와 시민 참여를 포함해 설계되어야 하며, 이는 기업·지자체·시민사회 간 신뢰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된다.
넷째 근거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참여를 꼽을 수 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과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이 지역순환경제의 주요 주체로서 한국형 공공 사회혁신 정책의 가능성과 방향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방정부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설계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실험을 제도화하는 능력은 지역 소멸을 막는 핵심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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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지방정부의 실무 역량과 재정 여건이 다양하므로 중앙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재정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한다. 예상되는 반론은 분명하다. 어떤 이는 컨퍼런스가 말장난에 그치고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 비판할 수 있다.
또 다른 반론은 기업 주도의 측정 방식이 현장 중심의 사회혁신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우려는 타당하다. 그러나 회의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 연구 결과 공개, 지자체장의 현장 참여는 단순한 상징 행위를 넘어서 실제 사업화의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동력을 제도화하는 방식이다. 측정 도구가 현장 참여 없이 일방적으로 도입되면 부작용이 크지만, 시민사회가 공동 설계에 참여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지표를 보완한다면 측정은 책임성 확보의 수단이 된다.
현장 목소리와 정책 실행 사이의 거리 좁히기
구체적 대안도 제시할 수 있다. 시민사회 경험 자산화를 위한 지역별 '사회혁신 자산 등록' 파일럿을 10개 지자체에서 1년 단위로 운영하고 평가해 확산 가능성을 검증할 것을 제안한다. 기업의 사회적가치 측정은 정부 표준 지표와 시민참여평가를 결합한 혼합형 모델로 시범 적용해야 한다.
사회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가능한 재원은 공공 매칭 펀드와 민간 임팩트 투자의 연결을 통해 확보하되,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독립적 모니터링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은 이번 컨퍼런스의 논의 주제와 맞닿아 있으며, 발표 예정인 연구와 발표자들의 전문성에서 기인한 현실적 대안이다. 마지막으로 정책과 실행의 거리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컨퍼런스는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장이지만,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관료적 절차, 예산 편성, 그리고 지역 단위의 집행력 부족으로 좌초하는 사례가 반복되어 왔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혁신은 시민 주도성을 중심에 두고, 기업과 지자체는 자원과 전문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관점이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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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과 자원 연계는 시민의 권리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컨퍼런스에서 논의된 내용을 즉시 실행계획으로 연결하는 후속 메커니즘이 필수적이다. SIC 2026이 던지는 실질적 질문은 단순하다.
모은 아이디어와 연구 결과를 어떤 구조로 제도화할 것인가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지역 현장에 남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시민의 경험을 자산으로 전환하고 기업의 자원을 공공선으로 연결하는 실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지, 이번 행사의 후속 행보가 그 답을 보여 줄 것이다.
FAQ
Q. SIC 2026에 일반 시민도 참석할 수 있나
A. 주최 측인 희망제작소에 따르면 참가 신청은 희망제작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등록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일반 시민도 사전 등록을 완료하면 참여할 수 있으며, 발표와 토론을 통해 기후위기·지역소멸 관련 현장 사례와 연구 결과를 직접 청취할 수 있다. 세부 참가 자격과 세션별 운영 방식은 희망제작소 공식 홈페이지의 참가 안내 공지를 통해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Q.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는 이번 회의 결과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
A. 이번 컨퍼런스에서 공개될 희망제작소의 시민사회 경험 자산화 연구 결과는 지역 정책 설계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적용을 위해서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시범사업을 설계하고, 기업의 자원과 연계 가능한 매칭 펀드를 확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지표와 평가 방식은 시민 참여를 통해 보완해 현장 적합성을 높여야 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을 받아 확장 가능한 모델로 전환하는 단계적 접근이 효과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