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에세이] 3화 슈만을 다시 듣다_ 임윤찬, 정명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보통의가치 칼럼, '음악에서 배우다'

설렘으로 완성된 거장들의 무대

슈만, 그리고 내 안의 소녀를 만나다

▲ 임윤찬, 정명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한 순간들 [사진=이미정 음악 칼럼니스트 제공]

 

설렘으로 가득한 만남

요즘 가장 핫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세월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는 지휘자 정명훈.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이들의 만남은 그 자체로 나를 설레게 했다. 예술의전당 로비에서 마주친 여러 유명 인사들의 모습만으로도 이 공연이 얼마나 핫한 자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번 무대가 정명훈 지휘자와 드레스덴의 마지막 공연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마음 한편이 더 뭉클해졌다. 정명훈 지휘자님이 이들과 25년정도를 함께하며 언어의 장벽이 있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할때 음악의 힘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섬세하고 단단한 피아니스트, 임윤찬

임윤찬의 연주를 실제로 보는 날이 올까 싶었는데, 사랑하는 친구 덕분에 초대를 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객석에 앉았다. 그의 연주는 매우 섬세했다. 음 하나하나를 서두르지 않고 정성스럽게 놓아두는 느낌. 무대 위에서는 깊고 단단했지만, 입장과 퇴장 때는 여전히 학생처럼 수줍은 기색이 남아 있어 묘한 대비를 이루었다.

 

피아노 협주곡 Op.54는 내가 많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곡은 들을 때마다 어딘가 길게 느껴질 때가 있고, 완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순간도 찾아온다. 아마도 내가 아직 이 음악을 다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다른 감정의 사이에서 흔들리며, 슈만

슈만의 음악은 한 사람의 마음처럼, 서로 다른 감정들이 번갈아 스쳐 간다. 그의 삶 역시 그러했다. 클라라를 향한 뜨거운 사랑, 그리고 점점 깊어지던 정신적 고통. 그는 늘 서로 다른 감정의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았던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음악을 듣다 보면, 격렬한 감정들 사이로 문득 수줍음과 작은 설렘, 천진한 순간이 고개를 내민다. 오히려 그 짧은 순간이 슈만의 음악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협주곡 2악장의 첫 도입은 마치 소년의 고백처럼 조심스럽다. 거대한 협주곡의 흐름 속에서 문득 얼굴을 내미는 슈만의  수줍고 설레는 마음이 느껴졌다.

 

내 안의 소녀를 만나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많은 감정들 사이를 오가며 하루를 버틴다. 그러다 보니 마음은 점점 굳어지고, 내 안의 소녀와 소년은 나도 모르는 사이 조용히 숨는다. 어딘가에 있을 그 아이들이 다시 고개를 내밀 때, 우리는 조금 더 아름다운 순간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슈만의 음악을 들으며 내 안의 소녀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더 아름다워질 삶을 그리며…

 

추천곡 
SCHUMANN Piano Concerto in A minor, Op.54
I. Allegro affettuoso 
II. Intermezzo. Andantino grazioso 
III. Allegro vivace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2.24 19:48 수정 2026.02.2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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