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밖을 바라보는 자는 꿈을 꾸고, 안을 들여다보는 자는 깨어난다

고석근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 김언희, <의자였는데> 부분

 

 

며칠 전, 고등학교 선배를 만나 술잔을 나눴다. 그는 자신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기 바빴다. 

 

“나는 오랫동안 공직에 있으면서,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다고 자부해.”  

 

나는 선배의 얘기를 들으며 파우스트를 생각했다.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의 서두에서 파우스트 박사는 탄식한다.

 

“아, 나는 이제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마침내 신학까지도 열심히 애써서 연구를 마쳤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렇게 가엾은 바보 꼴이라니!”

 

그 후 파우스트는 다시 젊음을 되찾아 ‘억눌러온 욕망의 삶’을 살아간다. 선배도 요즘 춤도 배우고 여자도 사귀며 ‘억눌러온 욕망의 삶’을 살아간다고 했다. 심층 심리학자 칼 융은 말했다.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할 것이고 당신은 그것을 운명이라 부를 것이다”

 

파우스트는 ‘무의식을 의식화’했고, 그래서 파우스트는 끝내 구원을 받는다. 선배는 ‘화려한 이력’ 아래의 어두운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고 있다. 선배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자신의 지나온 삶을 처절하게 성찰할 수 있을 때까지 무의식에 지배를 당할 것이다. 

 

‘밖을 바라보는 자는 꿈을 꾸고, 안을 들여다보는 자는 깨어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밖을 바라보다 한평생 꿈을 꾸고 있는가? 선배가 안을 들여다보며 깨어날 수 있을까? 선배는 점집에 자주 간다고 했다. 

 

“항상 꿈자리가 뒤숭숭해.”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10.16 10:53 수정 2025.10.16 11:06

RSS피드 기사제공처 : 코스미안뉴스 / 등록기자: 한별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튜브 NEWS 더보기

신앙의 성장단계를 아시나요?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존재의 거룩한 광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