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18화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아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첫 걸음의 두려움과 두 번째의 가벼움

완벽하진 않았지만 눈부셨던 어머니의 드럼 연주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Unsplash]

 

어머니의 드럼 영상이 남긴 울림

며칠 전, 어머니에게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열어보니 드럼 연주 영상이었다. 어머니는 1년 전부터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셨다. 수십 년 동안 식당 일을 하시며 손이 아프고, 이제는 손을 오래 쓰면 안 된다는 말을 들으셨음에도, “한 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여정을 이어오신 것이다. 영상 속 어머니는 완벽하진 않았지만 눈부셨다. 낯선 악기를 두드리며 리듬을 맞추는 손놀림은 어설펐지만, 표정에는 열정과 즐거움이 묻어 있었다. 손목에는 힘이 들어갔고, 얼굴에는 약간의 긴장이 비쳤지만, 그럼에도 드럼을 두드리는 모습은 누구보다 빛나 보였다.

 

며칠 뒤,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어머니가 아내와 아들, 그리고 나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엄마가 보낸 영상 봤지? 연습 때는 잘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서 연주하니 너무 떨리더라. 그래도 처음엔 엄청 두려웠는데, 두 번은 어렵지 않더라.” 그 한마디는 깊은 울림이 되었다. 우리는 모두 처음이라는 문턱 앞에서 주저한다. 두려움과 긴장, 실패에 대한 불안이 우리를 붙잡는다. 그러나 그 벽을 한 번 넘어서는 순간, 세상은 전혀 다른 빛깔로 보이기 시작한다.

 

첫 걸음의 두려움과 두 번째의 가벼움

어머니의 드럼 이야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의 지혜였다. 첫 발을 내딛기 전의 망설임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두 번째 발걸음부터는 어제의 경험이 우리를 지탱한다. 그때부터는 어제의 두려움이 오늘의 자신감으로 바뀐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 곳곳에도 비슷한 모습이 있다. 직장에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 앞에서 긴장하던 경험, 낯선 사람들과의 첫 만남에서 어색해하던 기억, 새로운 기술을 배우려다 두려움에 멈칫했던 순간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두 번째 도전부터는 한결 수월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 일이 즐거움이 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

어머니가 드럼을 배우며 보여주신 모습은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늦지 않아도, 시작하는 용기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삶의 여러 장면에서 우리는 ‘완벽한 준비’나 ‘적절한 때’를 기다리느라 시기를 놓치곤 한다. 하지만 완벽한 조건은 결코 오지 않는다. 오히려 불완전한 순간에 시작했기에,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도전의 순간을 피하지 않는 태도는 나이와 상황을 초월한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어도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 취미 하나를 시작하려다 주저하는 사람, 혹은 관계를 회복하려다 자존심 때문에 머뭇거리는 사람에게 어머니의 드럼 연주는 작지만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은 어렵지 않다.”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

이 칼럼을 읽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처음’ 앞에 서 있는가. 시작하기 두려워 미루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어쩌면 두 번째 발걸음부터는 상상보다 훨씬 가벼울지 모른다.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 당신은 이미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어머니의 드럼 스틱이 만들어낸 리듬은 단순한 박자가 아니었다. 그것은 삶을 향한 도전의 울림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첫 발걸음이다. 그러나 한 번 넘어선 그 벽은 두 번째부터 우리를 더 멀리, 더 깊이 이끌어준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은 어렵지 않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며, 우리 사회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09.15 19:35 수정 2025.09.15 19:35

RSS피드 기사제공처 : 보통의가치 미디어 / 등록기자: 김기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튜브 NEWS 더보기

신앙의 성장단계를 아시나요?

브랜드 가치를 넘어선 존재의 거룩한 광휘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1)

나경원 국민의힘 국회의원 초청토론회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9] - 이스라엘 3대 절기와 그 의미

두려움을 신뢰로 바꾸는 관계의 언어학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100)

상리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보장특구사업 상리마을 주민리더 도쿄탐방기

봄 (Feat.황정호)

흩어진 말들을 모아 하나의 질서로 세우는 법 -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9)

[50 Movements] #9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 리처드 용재 오닐 & 디토 오케스트라 | Shos...

병원 광고비, 어디서 새고 있습니까? 팀퍼포먼스 정용훈 대표가 말하는 AI 병원 마케팅

믿음의 선배들(8) - 타협을 모르는 순교자, 로마의 히폴리투스

개인vs법인사업자 장단점과 법인전환 절세방법(feat. 가족법인과 영업권으로 절세하기)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8] - 사라진 열 지파, 흔적 찾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으로 읽는 현대 사회(98) 욕망의 수렁에서 건져 올린 영혼의 정교한 매뉴얼

#쏠롱구스노래들024 #SOS024 #광야 #Wilderness #정원진 #solongus #CCM #car...

HAUSER - Oblivion (Piazzolla)

칭찬사랑나눔 칭찬합시다축제시작된다. #칭찬문화

은혜와 감동이 물결치는 찬양 - 삼일노회 수련회

믿음의 선배들(7) - 열정의 신학자,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게네스

박상돈 교수의 좌충우돌 성경신학[17] - 피 터지는 성전논쟁, 그 시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