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다이렉트뉴스=편집국]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9월 1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25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다극화된 새로운 글로벌 질서" 구축을 위한 공동 비전을 제시했다. 시 주석은 개막연설에서 회원국들에게 "메가 규모 시장"을 활용하여 미국 주도의 단극 체제에 맞서는 "공정하고 공평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2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해 상하이협력기구 역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졌으며, 인도 모디 총리가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사우스' 연대 강화를 과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월요일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새로운 글로벌 안보·경제 질서에 대한 야심찬 비전을 공개했다.
시 주석은 중국 북부 항구도시 톈진에서 진행된 이틀간의 정상회의 개막연설에서 20여 개국 정상들을 향해 "상하이협력기구는 새로운 형태의 국제관계 모델을 제시했다"며 "외부 간섭에 명확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 인도 모디 총리를 비롯해 중앙아시아, 중동,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 정상들이 참석해 '글로벌 사우스' 연대를 과시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국제업무에서의 건설적 참여, 패권주의와 강권정치 반대, 다자주의 증진을 언급했다.
경제 통합과 新질서 비전
시 주석은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의 다극화, 포용적 경제 글로벌화를 옹호하고 더욱 공정하고 공평한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 구축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메가 규모 시장의 강점을 활용해야 한다"며 회원국들에게 에너지, 인프라, 과학기술,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협력 증진을 촉구했다. 중국은 올해 회원국들에게 20억 위안(약 2억 8000만 달러)의 무상원조와 100억 위안의 대출을 SCO 은행 컨소시엄에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SCO가 "진정한 다자주의"를 부활시켰으며 회원국 간 결제에서 자국 통화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안정과 안보 시스템 형성을 위한 정치적, 사회경제적 토대를 마련한다"며 "이 안보 시스템은 유럽 중심, 유럽-대서양 모델과는 달리 광범위한 국가들의 이익을 진정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암묵적 비판
시 주석은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으면서도 "냉전 사고와 블록 대결에 반대하고" 다자무역 시스템을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최근 인도 수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암묵적 비판으로 해석된다.
특히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 모디 총리와 시 주석은 일요일 양국이 "경쟁자가 아닌 개발 파트너"임을 확인하고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무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SCO 확장과 영향력 증대
6개 유라시아 국가로 시작된 SCO는 현재 10개 정회원국과 16개 대화 파트너 및 옵서버 국가로 확장됐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이란 페제시키안 대통령, 미얀마 민 아웅 흘라잉 군 총사령관 등도 참석했다.
유엔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회의 전 중국이 글로벌 다자주의 유지에 "근본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러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부터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산 할인 원유를 대량 구매하고 서방이 러시아 방산 기반 확충에 기여한다고 보는 이중용도 물품을 포함한 중요 무역을 제공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여름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연료를 계속 구매할 경우 중국 상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지만, 베이징과의 포괄적 무역협정을 추진하면서 이런 위협을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있다.
GDN VIEWPOINT
이번 SCO 정상회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만든 지정학적 공백을 중국과 러시아가 어떻게 활용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시진핑과 푸틴이 제시한 "다극 세계 질서"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대안 체제 구축 의지를 반영한다. 특히 중국의 20억 달러 규모 금융 지원 약속과 SCO 개발은행 설립 가속화 계획은 미국 주도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한 실질적 도전장이다.
주목할 점은 인도의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의 50% 관세 부과로 타격을 받은 모디 정부가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며 "개발 파트너" 관계를 강조한 것은 워싱턴의 일방주의가 초래한 역설적 결과다. 이는 쿼드(Quad) 체제 내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 여겨졌던 인도의 전략적 재조정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SCO의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공동성명 채택 실패, 올해 초 인도-파키스탄 4일간 분쟁 시 중재 역할 부재 등은 이 기구가 여전히 "쇼케이스"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러 주도의 대안 질서가 실질적 영향력을 갖기 위해서는 회원국 간 이해관계 차이를 조정하고 구체적 행동 계획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반미 정서를 기반으로 한 느슨한 연대체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려워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