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우정이 없는 삶은 아무것도 아니다

고석근

햇빛에 내어 말린 

고급 속내의만큼 

사랑도 우정도 바래더라 

 

- 신현림, <술 생각> 부분  

 

 

TV 드라마 <미생>에서 김 과장은 학창 시절 힘들고 치열했던 순간을 함께한 친구 박 부장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박 부장은 김 과장에 대한 배신과 모욕감을 품고 있다가, 복수의 칼날을 꺼낸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넌 아직도 우리가 친구라고 생각하냐?”

 

현대 자본주의 현실 속에서는 뜨거웠던 우정조차 이익과 상처 앞에 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미생>은 냉혹하게 보여주고 있다.

 

햇빛에 내어 말린 

고급 속내의만큼

사랑도 우정도 바래더라

 

그래서 우리는 매 순간, ‘술 생각’이 난다. 보들레르는 슬프게 노래했다. 

 

“취하라. 노상 취해 있으라!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TV 프로에 나온 이혼 사례 하나.

“아내가 결혼 생활을 잘하고 시부모님, 시동생과도 너무 잘 지내서 시댁에 자주 왕래했다.”

“어느 날 시아버지가 방문을 열었는데, 자기 작은아들과 며느리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거다.” 

 

“그런데 이를 본 시아버지가 ‘빨리 정리해라’ 해 나왔다더라.”

“알고 보니 며느리는 이미 시아버지와도 불륜 관계였다.” 

 

“그래서 남편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의 당사자들은 우리 사회의 ‘특별한 사람들’일까? 물론 이런 엽기적인 행위는 거의 없겠지만, 이 당사자들의 정신(우애보다 쾌락을 선택하는)은 우리들의 일반적인 사고가 아닌가.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07.31 10:12 수정 2025.07.3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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