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흥렬 칼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곽흥렬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집 제목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생겨나서 사람의 일을 못 하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일평생을 살면서 사람다운 삶, 후회 없을 인생을 가꾼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만만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참으로 중하고도 어려운 인생살이의 화두가 아닌가 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새겨져 있다고 하는 그런 탄식을 쏟아내지 않으려면 나날이 이 물음을 가슴에 새기고 곱씹으며 살아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훗날 언젠가 생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 왔을 때 조금은 덜 후회하면서 눈을 감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 덜 후회할 수 있는 길이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돈, 권력, 명예, 직위……, 이런 표피적인 것들을 추구하는 삶일까요. 아니면 사랑, 봉사, 희생, 헌신……, 이런 영혼을 살찌울 수 있는 것들을 추구하는 삶일까요.

 

수년간 말기 암 환자를 진료한 일본인 의사 오츠 슈이치가 지은,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라는 책이 있습니다. 천 명이 넘는 말기 암 환자들의 죽음을 접하며 그들이 남긴 이야기를 정리하여 엮어낸 임상 경험서입니다. 

 

이 책에 의하면, 그 후회스러운 일들이란 대다수 외면적으로 드러나는 크고 화려한 것들보다는 내면에 감추어진 작고 소박한 것들입니다. 책에는 편 편마다 이런 것들에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살아온 뉘우침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를테면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던 것, 아이를 낳아서 기르지 않았던 것,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마워요”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 고향에 찾아가지 않았던 것, 평소 하고 싶은 것을 하지 않았던 것, 남겨진 시간을 소중히 보내지 않았던 것, 자신이 산 증거를 남기지 않았던 것 따위입니다. 

 

여기 어디에 미인을 구하려고 애쓰지 않았던 것,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 권력을 거머쥐려고 몸부림치지 않았던 것, 명예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았던 것 같은 조목들이 있습니까. 흔히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말을 하지요. 이 말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에 가장 절실히 다가오는 경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항용 재물을 모으고 미인을 구하고 권세를 탐하길 좋아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이런 것들은 사탕처럼 당장은 혀를 즐겁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 이롭다고 했던가요. 그 반대로, 달콤한 유혹에 빠져서 살다 보면 우선은 즐겁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머지않아 건강을 망가뜨리고 인생을 그르치기 일쑤입니다.

 

하지 말라는 것을 하고 하라는 것을 하지 않는 것, 성현들의 가르침을 거울삼아 이와 반대되는 삶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혹은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곽흥렬]

1991년 《수필문학》, 1999년《대구문학》으로 등단

수필집 『우시장의 오후』를 비롯하여 총 12권 펴냄

교원문학상, 중봉 조헌문학상, 성호문학상, 

흑구문학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등을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받음

제4회 코스미안상 대상 수상

김규련수필문학상

이메일 kwak-pogok@hanmail.net

 

 

작성 2025.07.15 10:06 수정 2025.07.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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